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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ssue 01 · May 2026

노베이크 서머

차게 내는 디저트 12선.

오븐을 켜지 않는 디저트들 — 시간과 얼음, 그리고 인내만으로 완성되는 12개의 여름.

오븐을 거부하는 디저트에는 묘한 품위가 있다. 한낮의 부엌이 바깥 공기에 백기를 드는 계절, 가장 너그러운 한 끼는 이미 차게 식어 있는 것이다. 이번 호는 그런 디저트 열두 종을 모았다. 결정판 같은 목록은 아니다. 여름을 먹어 치우는 일을 오랜 과제로 삼아 온 곳들로부터 도착한 엽서 묶음에 가깝다.

분류 기준은 단맛이 아니라 기법이다. 어떤 것은 굳힌다 — 한천이나 젤라틴, 혹은 전분이 천천히 조여 형태를 잡는다. 어떤 것은 얼린다 — 얼음 속에 공기를 가둬 스푼이 들어갈 만큼만 부드럽게 둔다. 또 어떤 것은 그저 쌓고 냉장고에 두어 층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. 이 세 갈래의 차가움은 같은 차가움이 아니다. 판나 코타의 흔들림은 그라니타의 사각거림과 다르고, 모찌의 쫀득함은 프로즌 요거트 바크의 고요함과는 무관하다.

지도는 넓게 펼쳤다. 한국의 우유 빙수 산이 이탈리아의 반쯤 언 케이크 옆에 놓이고, 멕시코의 쌀 음료가 푸딩으로 두꺼워지는 자리 옆에는 한천으로 잘라 낸 호주식 젤리 큐브가 있다. 어느 한 전통도 여름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지만, 모이고 보면 2026년의 글로벌 콜드 디저트 캐논이 잠정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— 다원적이고, 파티스리 바깥에 더 가까운 — 윤곽이 잡힌다.

이번 호 산책 코스:

  • 파블로바 — 약한 불에 천천히 구운 머랭 위에 크림과 제철 과일을 차게 올린다. 오븐이 들어가는 순간은 머랭 셸 하나뿐.
  • 모찌 — 찹쌀을 쳐서 만든 차고 탄력 있는 껍질로 팥소나 아이스크림을 감싼다.
  • 빙수 — 우유 얼음을 갈아 산처럼 쌓고 팥, 과일, 말차를 얹는다. 스푼이 눈을 가르듯 들어간다.
  • 판나 코타 — 약간의 젤라틴으로 굳힌 이탈리아의 크림. 그 계절의 과일을 그대로 곁들인다.
  • 그라니타 — 시칠리아의 얼음을 포크로 긁어 낸 것. 거의 날씨에 가까운 식감이 된다.
  • 오르차타 — 쌀과 시나몬으로 만든 음료가 차게 식으면 푸딩의 영역으로 넘어간다.
  • 로키 로드 — 초콜릿과 마시멜로, 견과류를 굳혀 만든 냉장고용 슬랩. 가스불 한 번, 그다음은 인내.
  • 세미프레도 — 반쯤 얼고, 완전히 가벼운. 무스와 아이스크림 사이에서 이탈리아가 찾은 절충안.
  • 코코넛 푸딩 — 한천이나 전분으로 굳힌 코코넛 크림. 열대 단맛의 가장 깨끗한 표현.
  • 한천 젤리 — 과일 향을 입혀 큐브로 자른 한천. 더위에서도 젤라틴보다 모서리를 잘 지킨다.
  • 아이스박스 케이크 — 쿠키가 크림에 하룻밤 풀어지면 층이 하나의 스펀지처럼 읽힌다.
  • 프로즌 요거트 바크 — 요거트를 얇게 펴고 과일을 박아 얼린 뒤 부순다. 인스타그램 시대가 만든 새로운 냉동.

순서는 자유다. 이번 호는 한 손으로 펴 들고, 다른 한 손에는 녹고 있는 무언가를 든 채 읽도록 만들어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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